태국 여행 많이 하신 분들은 ‘카오 만 까이’로 알고 계시는 닭 요리이지요. 하이난 치킨 라이스 입니다.지난 겨울 우리 동네 마트가 확장 공사를 하면서 한국 배추랑 무우 그 밖에 한국 식재료들 외에도 인삼이 두세 뿌리씩 담긴 팩이 들어와 있어서 포기 김치도 맛나게 담가 먹고 삼계탕도 가끔 해먹었었지요. 그런데 배추나 무우 그리고 인삼은 나 밖에 안사다 먹었는지 시들시들해져서 진열 장에서 사라지더니 또 갖다 놓지 않더라고요. 우리 아파트 단지에 한국 사람들 많이 들어 와 살던데 왜 그럴까요? ㅎㅎㅎ
아뭏든지간에 그 바람에 복날 삼계탕 맛을 볼라고 진열장을 열심히 뒤져도 인삼 뿌리가 없더군요. 그렇다고 한국 슈퍼까지 쫄래 쫄래 다녀오기엔 덥고해서 빌리지 쪽에 겨울 부터 생긴 조금 고급 고기 갖다 놓는 정육점의 주인장이 싱가폴인에다가 요리사라는 정보를 듣고 고기 자주 사다 먹으면서 친해 놓은 관계로 하이난 치킨 라이스 레시피를 구두로 얻어냈지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다시피 싱가폴의 국민 음식이 하이난 치킨 라이스 아니겠어요?. 올해가 싱가폴 건국 50 주년이라든데 기념으로다가 그리고 인삼 없는 아쉬운 대로다가 삼계탕 대신 올 여름 하이난 치킨 라이스로 몸 보신을 몇번 했지요.
하이난 치킨 라이스는 중국 남쪽 하이난(해남)이라는 섬 지방의 음식으로 해남에서는 문창지(文昌雞,Wénchāng jī ) 라고 불리는 요리랍니다. 그 요리를 싱가폴로 이민 간 하이난 사람에 의해 전해져 지금은 싱가폴의 있는이나 없는이나, 어른이나 아이나, 남자나 여자나… 푸드 코트에서도 레스토랑에서도 빠지지 않는 국민 음식이 되었답니다. 이 요리가 태국으로 가서 닭 삶을 때 코리앤더 뿌리를 넣는 식으로 약간의 허브가 첨가되는 식으로 카오 만 까이 라 불리고, 말레이시아에서는 찜닭 대신 로스트 치킨으로 만들기도 합니다만…. 제 입맛엔 한국 스타일과 가장 비슷한 하이난 치킨 라이스가 제일 맛있더군요.
한국의 부들 부들하게 익힌 닭 백숙과는 다르게 쫀닥하게 익힌 치킨 살과 함께 내는 것이 닭 삶아낸 육수로 한 오일 라이스입니다. 요것을 찹쌀과 자스민 라이스 반씩 섞어 하면 참 맛납니다. 굳이 동남아식 길다란 쌀이 아니라도 한국 찹쌀과 맵쌀 섞어서 하시면 더 맛나실거예요.
또 여기에 빠지면 진짜 안되는 것이 소스인데요, 닭고기 찍어 먹는 소스로 레드 칠리 소스와 생강 파 기름장이 있고 간장 소스가 있는데 만들기 귀찮으시면 레드 칠리 소스 대신 스리랏차 소스나 핫 소스 판매되는 것 사다 사용하셔도 무난하고요, 기름진것 싫으시면 생강 기름장은 빼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 물론 모두 갖추면 좋긴 합니다.
간장 소스는 스윗 다크 소이 소스라고 불리는 동남아시아 간장 ‘케캅 마니’를 곁들이는데요, 진간장과 설탕 그리고 참기름 조금 섞어서 드셔도 좋아요.
이 요리엔 늘 맑은 닭고기 국과 접시에 생 오이가 따라 나오죠. 먹다 보면 닭가슴살이 퍽퍽해서 국물에 수저가 가기도 하지만 레드 칠리 소스가 매우면서도 자꾸 땡겨서 매운 맛을 덜기 위해 맑은 국이랑 오이가 필요하더라고요.
그럼 조금 손이가도 색다른 닭고기 요리 한번 해보세요. 그리고 끝에 올리는 남은 밥과 육수로 만들어 먹는 피비 아지매의 수끼 스탈 죽도 끝내줍니다.^^
하이난 치킨 라이스 레시피
하이난 치킨 재료
닭 1.6 킬로그램 짜리 한마리, 굵은 소금 1큰술, 물 3.5리터, 통마늘 5~6톨, 생강 남자 엄지만한 굵기 3센티, 양파 반개, 대파 뿌리 부분 10센티 , 통 후추 10알 정도(옵션)
국간장 1큰술과 참기름 1티스픈
오일 라이스 재료
찹쌀 200 밀리리터, 자스민 라이스(혹은 맵쌀) 200 밀리리터,참기름 1티스픈, 식용유 1큰술
닭 육수 600 밀리리터, 생강 2~3편, 마늘 2~3톨, 대파 조금 (혹은 좋으시다면 코리앤더(고수) 1줄기), 국 간장 1큰술
닭은 찬물에 씼어 건져 굵은 소금을 넣고 구석 구석 맛사지하듯하여 잡물질을 제거하시고 찬물에 여러번 헹구어줍니다. 소주나 정종 혹은 우유 4~5큰술 정도로 닭을 다시 맛사지하시고 그위에 물을 조금 부어 잠시 담갔다가 다시 찬물에 헹구세요.
생강은 편으로 썰고 양파는 크게 반토막 내어 통 마늘과 함께 닭의 뱃속에 넣어 두시고, 큰 냄비에 닭이 잠길 만큼 물을 부어 센불에서 물만 우선 끓이세요.
냄비에 물이 보글 보글 끓기 시작하면 닭가슴 쪽이 아래로 가도록 냄비에 넣은 뒤, 대파와 통후추 넣고 뚜껑 닫으신 뒤, 센불에서 다시 보글 보글 끓을 때까지 끓이다가 불을 중불 보다 약하게 맞추시고 15분 정도 더 끓입니다.
닭 가슴살 제일 두툼한 부분을 이쑤씨개로 찔러보아 핏물이 나오면 더 삶으시고 맑은 물이 나오면 다 익었으므로 닭만 건져내어 찬물에 헹구어 물기 쪽 빼시고 구간장과 참기름 섞어서 닭 표면에 골고루 발라 준 뒤에 시원한 곳에 잠시 두세요.
밥을 해야죠. 쌀을 깨끗이 씼어 물기 빼시고 밥 하실 냄비에 식용유와 참기름을 두르고 쌀을 넣어 중불에 올려 잘 저어서 쌀에 기름기가 잘 발라지도록 하세요. 여기에 밥물을 닭 삶아낸 육수로 맞추시고 국간장과 생강, 마늘, 대파를 올려 밥을 해줍니다. 밥이 다 되면 위에 올린 생강 대파를 건져 내고 주걱으로 휘리릭 저어주고 뚜껑 닫아 놓으세요.
밥하시는 동안 소스 만들어 두셔야지요.
레드 칠리 소스 재료
홍고추 잘게 썰어 3큰술 , 생강 2센티미터 정도, 마늘 2톨, 설탕 반티스픈, 소금 1/4티스픈, 식초 2티스픈
생강 기름 장 재료
쪽파 잘게 썰어 2큰술, 다진 마늘 1티스픈, 다진 생강 1큰술, 소금 1/2 티스픈, 식용유 3큰술
간장 소스 재료
국간장 1큰술, 참기름 반 티스픈, 설탕 반티스픈
위 칠리 소스 재료를 절구에 다지거나 브랜더에 갈아 모두 섞어줍니다.
쪽파와 다진 마늘, 다진 생강, 소금을 종지에 담고 식용유를 소스 팬에 끓여 기름에서 연기가 살짝 날 만큼 뜨거워지면 재료가 담긴 종지에 부어줍니다.
맑은 닭국 재료
닭육수 적당량, 좋아하시는 국거리용 채소 조금, 다진 마늘 조금, 간맞출 국간장이나 소금, 쪽파나 대파 조금.
닭 육수를 국 냄비에 담아 끓이시다가 보글 보글 끓으면 채소와 마늘, 대파나 쪽파 넣고 한소끔 끓이신 후 간장이나 소금으로 간 맞춥니다.
다 준비 됐으니 식탁으로 가야죠? 닭은 치킨 시저나 칼로 먹기 좋게 잘라 담고요. 밥도 공기에 담으시거나 접시에 담고요. 여기에 생오이 있으시면 꼭 곁들이세요.^^
국도 준비 완료, 소스도 준비 완료.
간장 소스 살짝 뿌리고 닭고기 한점 한점 칠리 소스나 기름장 찍어 밥과 함께 먹습니다.
요렇게 먹고 남은 찬밥과 남은 닭 육수는 태국의 수끼 드시고 나면 마지막에 죽 만들어 먹지요? 그것 처럼 저도 죽을 만들어 먹습니다.
냉장고에 들어갔던 닭 육수의 기름을 겉어내고 냄비에 담아 찬밥을 적당량 넣고 닭고기도 남았으면 그것도 넣고 중불에서 끓이다가 보글 보글 끓으면 채소와 마늘, 대파 좀 넣고 한소끔 끓여 국간장이나 소금 혹은 좋으시면 다시다 조금 넣어서 간 맞추어 후추가루 솔솔 뿌려서 그릇에 담지요.
여기엔 다른 소스 필요 없고요, 칠리 소스 한가지나 다대기 있으시면 그것도 좋습니다.
칠리 소스 남았응께 고걸로 넣고
요래 요래 먹으면 맵싸한 닭 죽에 땀이 홈빡 나믄서리 요거시 몸보신에 한몴 하는것 같드라고요.
감사합니다 레시피 찾던 중에…
맛있게 해 드세요.
아뭏든 아니고 아무튼이요
땡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