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 무침,,,, 제나이 이상 되신 분들은 콩나물에 대한 추억 한두가지 갖고 계시지 않을까요? 콩나물에 웬 추억? 웃기다 하시겠지만 제가 어릴적만해도 지금 처럼 풍요롭지 못한 때라 서민들 반찬 거리론 콩나물 만한 저렴 식거리가 음썼어영.
어릴적 울엄니가 시장통에서 작은 포목점을 하셨는데 일하시다 끼니 때가 찾아와 찬거리가 마땅치 않으면 옆에 채소 가게로 동전 몇개 들고가 한바가지 가득 들고오시는게 콩나물이었지요. 그리곤 겨울이면 겨울 김치 한줌에 김칫 국물 좀 넣고 콩나물 듬뿍넣어 파 마늘 좀 넣고 다시다 간 약간(울 엄니 때의 맛내기 양념, ㅋ)넣어 보글보글 한소끔,,, 콩나물 김치 국. 감기 기운 있을 땐, 콩나물 물 붓고 파 약간, 마늘 약간 넣고 집간장으로 간하여 보글 보글 한소끔 끓여 먹기 전에 고추가루 팍팍 뿌려 밥 말아 먹기. 다른 재료 없이도 국물맛 끝내주던 그때의 여리고 부드러웠던 콩나물. 어느새 시절이 바뀌면서 마트에 봉다리에 이름 찍혀 나온 콩나물들이 등장하기 시작하고 어느 새 튼실한 콩나물 들이 등장하면서 뉴스에선 농약을 친 콩나물 등장이라 떠들썩하고 어느새 유기농이라고 비싼 몸으로도 나타나 주시던 콩나물… 그런 콩나물이 홍콩 오니 마트에 나와 있는것이 피비 아짐 팔뚝 만한 통통시런 튼실한 모습이었지요. 그래도 아쉬우니 어쩌랴~~ 사다가 맛나게 묵고 살았습네다.^^*.그런 어느날, 춘완 재래 시장 흝던 중, 여리고 가날픈 콩나물을 쌓아놓고 있는 집을 발견하고 재래 시장 갈 때 마다 한 봉다리 꾹꾹 담아 챙겨 오지요. 콩 껍딱도 심심할때 마다 골라 냈는지 몇개 안보이게 깨끗한 콩나물 대가리는 연하고 고소하고 줄기는 부드럽고 씹히는 느낌조차 안느껴지는 고런 맛깔난 콩나물이 홍콩 재래 시장에 있다지요. 고걸로 만든 울 엄니 방식의 두가지 콩나물 무침.
홍콩 할매가 아닌 홍콩 아지매는 묻습니다. ‘빨간 콩나물 무침 을 주까…..하얀 콩나물 무침을 주까……’
재료는 조리 내용 안에 있어요.
냄비 속 보글 보글 끓어 오르는 물에 씼어논 콩나물 투하하고 뚜껑 닫아 다시 보글 보글 끓어 오르면 불 바로 끄고 (콩나물은 삶는 동안 뚜껑을 열면 비린내가 난다는 전설을 꼭 믿으셔야함)뚜껑 덮은채로 삶은 물 적당히 남기고 따라 버립니다.
줄기 오동통하게 아삭하게 만들라면 너무 폭익히면 안되지요. 보골보골 끓기 시작하고 콩나물 냄새 살짝 나주면 불바로 끄고 30초 정도 뜸만들이셈.
그중 반은 건져서 대접에 담아 파조금, 마늘 조금, 참기름 조금, 깨소금 조금 넣고 액젓과 집간장 반반 섞어 간맞추셔서 당갈당갈 무치면 끝.
냄비에 남겨진 콩나물은 그대로 가스 불 꺼진 스토브 위에서 파, 마늘 조금 넣고 , 참기름, 고추 가루 조금 넣고 집간장과 액젓을 반반 섞어 간맞추시고 숟가락으로 당갈 당갈 남은 열기에 볶아내면 끝. 국물이 자작한 정도의 콩나물 무침. 울 엄니께선 옛 시골 잔치집 콩나물이라고 커다란 가마솥에 엄청 많은 양을 만들어 두고 잔치 치른 이야기 하시죵.
당갈 당갈 무쳐 콩나물 맛 살린 고소한 하얀 콩나물 무침. 국물 자작해 깊은 맛을 내주는 매콤시런 빨간 잔치집 콩나물 무침. 겨울엔 따끈한 맛으로 여름엔 보리밥에 비벼서리. 입맛 도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