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 덥다 하더니, 바람도 서늘해지는 것이 조만간 추석이 오네요. 이곳도 중추절을 크게 세는 곳인지라 마트며 길거리며 미드 어우텀 제품들이 풍성하게 쌓였읍니다. 어제는 가까운 쇼핑몰로 외출하였는데 베이커리 마다 중국인의 추석 음식 월병이 쌓여있고요 명절 제품들이 나래비 서있더군요. 지난 해는 한국에서 추석을 보내게 되는 관계로 송편 맛좀 보았는데 올해는 못보게 생겼지요.
가을 한철, 그것도 추석 즈음 때 반짝 등장하는 녀석들이 있지요. 그래서 추석 명절 국으로 많이 끓이시는 토란 탕… 토실 토실 포실 포실한 토란을 제가 좋아하는 관계로 어릴적 울 엄니께서 토란 철이면 어김 없이 사다가 그때는 그야말로 명절 날이라야만 먹는 듯 싶은 소고기 한줌 넣고 무 넣고 탕국 마냥 끓여 주셨던 기억이납니다. 토란국엔 뭐니뭐니해도 소고기 국으로 끓여야 맛이 살죠. 다행히도 한복집을 하셨던 관계로 추석 명절 즈음이면 소고기 사다 해주실 만큼 여유가 있던 시기였지요. ^^*
울 엄니께서 토란탕 끓여 상에 차려 주시면서 늘 빼놓지 않고 하신 한마디 ‘요것들이 손질하기가 얄궂지만 않으면 매일 끓일텐데…’ 였어요. 홍콩 살면서 그 어릴적 추억을 추석 즈음만 되면 새록새록 느끼게 되는것이 여기도 자그마한 알토랑 같은 토란이 요맘때 시장에 나옵니다.
외국에선 타로라고 불리는 토란은 홍콩에는 사시 사철 마트의 채소 더미 한켠에 커다란 토란을 쌓아놓고 ‘얌’이라고 적어팝니다. 요것도 토란의 일종인데요 자그마한 한국 스탈의 베이비 타로는 추석 명절 전후로 요맘때만 나오지요. 올해는 추석 명절이 빨라서 그런지 날씨도 급 선선해지고 바람에 습도도 낮아졌지만 아직도 따끈한 햇볕이라 모르고 지내다가 마트에 토란을 보고 이제 가을이로구나……하는 생각이 문득 나더랍니다. 그래서 고거 두모대기 들고 왔지요. 그 두모대기 토란으로 만든 토란탕 만들기 보셈.
토란탕 레시피
토란 탕 재료 (6대접 굴춤허게 나와요.)
손질한 토란으로 700 그램(더 넣으셔도 되요),
쌀뜨물이나 식초 조금,
국거리용 소고기 500 그램,
무 작은거 1개, 다시마 손바닥 만큼 4장,
두부 1모(옵션~), 대파 1줄기,
마늘 다진것 1큰술, 간 맞출 국간장과 후추가루
토란에는 아린 맛을 내주는 수산석회(calciumoxalate), 호모젠티스산(homogentisic acid)이라는 해로운 독성분이 있어서 그걸 빼주어야 한다지요? 그 성분은 찬물에 장시간 담가만 놓아도 빠진다고해요. 그래도 울 엄니들이 하시는 대로 쌀뜨물이나 식초물에 담그면 맘이 좀 더 편해지것지요.^^*
1. 고무 장갑 끼시고 담겨있던 망으로 토란을 박박 문질러 씼어 헹궈주세요.
2. 씼어논 토란을 장갑 낀채로 깍아주세요. (맨손으로 깍으면 토란에서 나온 미끄덩한 성분이 손을 마구 가렵게하고 따꼼하게해요.)
3. 찬물에 식초 조금 타서 두어 시간 담가 두시거나, 쌀뜨물에 두어 시간 담가 아린맛을 빼주세요.
4. 잘 헹군뒤 냄비에 담아 쌀뜨물 붓고 반쯤 익을 때까지 삶아 건져주세요.
위의 방법도 좋지만 장갑끼고 토란 깍기 귀찮은 분들은
1. 고무 장갑 끼시고 담겨있던 망으로 토란을 박박 문질러 씼어 헹궈주세요.
2. 토란의 양쪽 꼭지 부분을 칼로 잘라내세요.
3. 쌀뜨물이나 식초 조금 탄 물에 두어시간 그대로 담가두세요.
4. 냄비에 그대로 토란이 반쯤 익을 때까지 삶아 주세요.
5. 삶은 토란을 건져 껍질을 벗겨주세요.(고구마 마냥 잘 벗겨집니다.) 요래 삶아서 껍질 벗기면 더 수월합니다 .그래서 저는 보통 삶아서 껍질 까요.
삶아서 껍질을 벗기면 감자 삶아 껍질 벗긴것 마냥 깍아서 삶은것 보단 좀 거친 면이 나오니까 사진 찍어 올릴라고 이번에는 올리는 깍아서 삶았어요.
토란을 반만 익을 정도로 삶아 건져 놓고, 큰 냄비에 찬 물에 담가 핏물 충분히 빼준 소고기 담고 (저는 갈비살 사다 넣었지만 양지 머리 넣으심 쪽쪽 찢어 넣는 재미가 있것지요?) 찬물 충분히 넉넉히 많이 붓고 끓입니다. 부글 부글 끓을때 떠오르는 거품 제거 하면서 소고기가 충분히 푹~~~익을 때까지요. 소고기 국물이 충분히 우러나면 납작하게 저며 썰은 무, 찬물에 씼은 다시마, 삶아논 토란 넣고 계속 끓여줍니다. 다시마 들어가면 소고기 에서 나온 핏물이 몽글 몽글 뭉쳐지며 끓어요. 고거 숟가락으로 떠서 제거해 가면서리 끓여주세요.
무가 반쯤 익고날 정도면 다시마 따로 건저 먹기 좋게 썰어 놓으시고 무가 충분히 익을 때까지 더 끓이세요.
무가 다 익었다 싶으면 두부와 대파, 마늘 넣고 썰어둔 다시마도 도로 넣고 국 간장으로 간 맞추면서 조금만 더 끓이신 뒤 퍼먹을때 후춧 가루 솔솔 뿌려 드시던가 그냥 드시던가…^^* .
주의: 집안에 토란 몹시 좋아하시는 분있음 오며 가며 토란만 꺼내 먹어치는 경우가 있으므로 그런 분 있음 토란 넉넉히 사다 푹 삶아 두고 첨가해 드셈. 나중에 토란만 다 먹어치고 소고기 무국으로 돌변하는 경우 발생하니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