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손바닥만한 배추로 김치를 몇 포기씩 담아 냉장고에 두고 야금야금 꺼내 맛나게 먹다보니 냉장고에 김치 냄새가 배어 냉장고에 넣어둔 서양 음식에서도 김치 냄새가 나더라고요. 그래서 김치를 몇 주 끊고 지냈지요. 그런 어느 날 이웃 주부가 간장 피클을 담갔다며 작은 병으로 한병 가져왔더라고요. ‘언니, 마트에서 파는 구아바 비슷하게 생긴걸 넣었더니 씹는 맛이 아주 좋아요’ 하며 수선을 떨길래 맛을 보니 아삭 아삭 깔끔한 맛이더라고요. 그걸 다 먹고 바로 그 구아바 비슷하게 생겼다는 카요테와 양파로 간장피클을 담았지요.
학생 시절 울 엄머니께서 간장 장아찌 반찬을 도시락 반찬으로 자주 싸주셨기에 간장 장아찌는 젓가락을 안보내는 피비 아지매는 간장 피클 보다는 깔끔한 초절임을 즐겼었는데 김치를 몇일 안먹었더니 짜지 않으면서 간간하고 새콤 달콤한 간장 피클이 밥 반찬으로 그만이더군요.
카요테(Chayote)는남미에서 많이 먹는 채소로 따뜻한 지역인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싼값으로쉽게 구입하실 수 있는 오이과의 열매입니다.겉 모양은 구아바가 쪼글쪼글해진 모양새이고 껍질은 호박처럼 벗기지 않고 드셔도 좋고요. 반 쪼개면 안에 씨하나가 박혀있으며 씹는 질감은 참외 보다 조금 아삭한 느낌이며 향은 아주 약하게 무에서 나는 향이 나며 육질에서는 썰어 놓으면 호박 썰었을 때 나오는 찐득한 즙이 호박보다 많이 나오지만 아무 맛은 없습니다. 한국에서는 쉽게 구하실 수 없지만 외국에 사시는 분들 중 이 채소를 쉽고 싸게 구하실 수 있으시다면 동맥경화, 고혈압, 담석증등 성인 병에 좋다고하니 많이 드세요. 볶아서 나물로 드셔도 좋고, 찌개나 조림에 넣으셔도 좋고, 생으로 무쳐 드셔도 좋고, 샐러드에 넣으셔도 좋고, 이 레시피 처럼 간장 피클로도 다음에 올라올 맑은 피클로도 좋습니다.
간장 피클 담그기
간장 피클 재료
카요테 2개
양파 작은 것 2개 분량
고추나 마늘 조금(옵션)
물 250 밀리리터
정종 50 밀리리터
진 간장 200 밀리리터
식초 6큰술
흰 설탕 6큰술
통후추1티스픈(옵션)
사진에 보이는 것이 카요테입니다. 잘 씼어서 반 갈라 안에 씨부분은 제거하시고 적당히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깨끗히 씼어 말린 병에 양파와 다른 피클 재료와 함께 담아두세요.
물과 정종, 설탕, 식초, 간장, 통후추를 냄비에 담아 중간 불에 올리고 끓기 시작하면 바로 불에서 내리고 이때 간을 보아 약간 덜 새콤하다 싶거나 덜 달다 싶으면 식초와 설탕 조절해서 더 넣으셔요. 그리고 1분 정도 한김 나간 후에 피클 재료가 담긴 병에 부어 줍니다. 조그마하고 깨끗한 돌이 있다면 위에 얹어 눌러 놓으셔도 되지만 안 눌르고 조금 동동 떠도 괜찮아요. 뜨거운 물로 살균시킨 병에 담아 실온에서 두었다가 한나절 후에 카요테는 드쎠도 좋고요, 양파는 하루 이상 더 두었다가 꺼내드세요. 꺼내 드시기 시작한 후부터는 냉장 보관하시고요. 피클을 다 드시고 남은 국물은 냄비에 한번 더 끓여 한번 더 피클 담는데 사용하셔도 좋아요.
이외에도 고추, 오이, 무, 연근, 샐러리, 브로콜리 등등 씹는 질감이 본인 마음에 드는 채소로 같은 방법으로 담그셔도 좋겠지요. 짜지 않고 새콤하며 달달한 간장 피클 은근히 밥 도둑입니다.